경제학

금융자산의 종류

시지프 신화 2022. 6. 13. 23:47

위의 예에서 기업의 소유주는 자기 기업의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었다. 기업주는 전체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은행예금과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실물자산인 주택 그리고 또 다른 실물자산인 자기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포함하여 여러 자산에 투자를 계속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투자는 각각 자체적인 위험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예금을 하고 있는 은행이 부도가 나거나 집이 불탈 수 있다(물론 오늘날 사람들은 보험을 통해 이와 같은 위험으로부터 부분적으로는 보호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보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상이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는데 이는 이들 자산이 가진 위험이 서로 관계가 없거나 독립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업이 잘 안될 경우 집이 불탈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집이 불탈 경우 은행이 부도를 낼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의 자산이 낮은 성과를 내더라도 다른 자산들의 성과가 이로 인해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손실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분산(diversification), 즉 위험이 연관되어 있지 않거나 독립적인 여러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해 우리의 기업주는 전체적인 손실 위험을 축소시킬 수 있다.

 사람들이 분산을 통해서 전체 위험을 축소시키려고 하는 것이 바로 주식과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다. 다음 절에서는 주식시장의 어떤 특성들이 개인의 위험 관리 및 축소를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것이다.

 과제 3 : 유동성 공급 금융시스템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과제는 투자자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다. 유동성이 필요한 이유는 위험과 마찬가지로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대출을 해 준 뒤에 대부자가 위급한 병으로 인해 갑자기 현금이 필요해졌다고 하자. 불행히도 대출을 해 간 기업이 그 돈을 이미 새 장비를 구입하는 데 썼다면 짧은 기간 내에 대출을 갚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만일 대부자가 대출의 만기 전에 돈을 돌려받을 필요가 있을 위험이 있음을 사전에 안다면 기업에 대출함으로써 자신의 돈이 묶이는 것을 꺼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자산이 큰 손실 없이 재빨리 현금으로 전환될 수 있을 때 그 자산은 유동적(liquid)이며 그 반대의 경우 비유동적(illiquid)이라고 한다. 나중에 보겠지만 주식과 채권은 비유동성 문제를 부분적으로 해결해 준다. 은행 또한 개인들이 유동적인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비유동적인 투자의 재원을 공급하기 위한 또 하나의 추가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경제에서 대부자들과 차입자들이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거래비용을 줄이고, 분산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관리하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과제들은 어떻게 달성되는 것일까?

 자산의 종류

현대 경제에는 네 가지 종류의 금융자산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대출, 채권, 주식, 은행예금이다. 금융혁신은 이들에 더하여 다양한 종류의 대출담보부 증권을 창조를 가능케 했다. 각 자산은 다소 상이한 목적을 충족시켜 준다. 이 절에서는 대출, 채권, 주식과 대출담보부 증권에 대해서 분석하고 은행예금에 대해서는 다음 절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대출 개별 대부자와 개별 차입자 간 돈을 빌려주는 약정을 대출(loan)이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택이나 자동차를 사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 대출에 대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중소기업들은 대개 새 장비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이용한다.

 대출의 장점은 차입자의 필요에 맞춰서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을 대개 대출을 받기 전에 사업계획, 예상이윤 등에 대해 대부자와 의논해야 한다. 그 결과 차입자의 필요와 상환능력에 적합한 대출이 만들어진다.

 채권 22장에서 배웠듯이 채권은 차입자가 발행하는 채무증서(IOU). 보통 채권의 매도자(발행자)가 채권 소유자에게 매년 이자를 지급하고 지정된 날짜에 원금(채권의 표면에 명시된 가치)을 상환할 것을 약속한다. 따라서 채권은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금융자산이지만 발행자의 입장에서는 부채다. 채권의 발행자는 채권을 매입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자율과 만기가 정해진 다수의 채권을 파는데,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많은 대부자들과 개별적으로 대출 조선을 협상해야 하는 비용을 피할 수 있다.

 채권의 매입자들은 자신이 비용을 들여 가며 조사할 필요 없이 신용이력을 비롯하여 채권 발행자의 질에 관한 정보를 채권평가기관으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채권 투자자는 특히 부도(default) 가능성, 즉 채권 발행자가 채권 계약에 명시된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위험을 걱정한다. 일단 부도 위험에 대한 평가가 내려지면 채권은 명백하게 정의된 조건과 품질을 가진 어느 정도 표준화된 상품으로서 채권시장에서 판매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부도 위험이 높은 채권일수록 투자자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더 높은 이자율을 지급한다.

 채권의 또 하나의 중요한 장점은 재판매가 쉽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성은 채권 구입자들에게 유동성을 제공한다. 실제로 채권은 만기가 될 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대출은 채권처럼 표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재판매하기가 매우 어렵다. 각각의 대출은 규모, , 조건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서 대출은 채권에 비해 유동성이 훨씬 떨어진다.

 대출담보부 증권 대출담보부 증권(loan-backed securities)은 개별 대출을 모은 다음 그 합동자산의 지분을 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창출된 자산으로 이 과정을 자산유동화(securitization)라 부른다. 대출담보부 증권은 지난 20년간 매우 인기 있는 금융상품으로 부상했다. 수천 개의 개별 주택담보 대출을 모아서 그 함동자산의 지분을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주택담보부 증권(mortgage-backed securities)이 가장 잘 알려진 자산유동화의 예지만, 자산유동화는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대출, 자동차할부 대출 등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대출담보부 증권은 채권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며, 개별 대출에 비해 위험이 분산되어 있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하지만 수많은 대출을 모으기 때문에 자산의 질을 정확하게 판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